[게임] 넥슨의 히트2와 컴투스의 컴투버스! 한국 게임의 미래는?
게임계의 8월은 무더운 더위만큼이나 뜨거운 한 달이었습니다. 여러 게임들이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크로니클'과 중국 게임사인 호타 스튜디오의 '타워 오브 판타지' 그리고 대항해시대2의 IP를 활용한 '대항해시대 온라인'에 이어 3N 중 하나인 넥슨의 '히트2'까지. 여름 방학이 있는 8월은 학생들을 비롯해 휴가철이라 전통적으로 많은 게임이 출시되거나 대규모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한 껏 기대를 품고 여러 게임들을 플레이 해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히트2는 넥슨이 또 다른 3N의 회사의 '리니지 라이크류' 를 저격하는 듯한 인터뷰도 있어서 더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뚜껑이 열렸고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1. 넥슨의 신작 히트2 출시, 그러나 게이머의 평가는 냉혹
저는 20여년 전 ,리니지를 처음 접한 이래 엔씨소프트의 여러 게이을 플레이 해봤습니다. 그 동안 여러 게임사에서는 나름의 포인트를 갖고 MMORPG를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리니지M을 기점으로 모바일 게임의 판도가 뒤흔들렸습니다. 리니지M이 엄청난 매출로 기업의 실적을 견인하자 이후 우리 나라 모바일 게임 시장에는 리니지M의 비지니스 모델을 따라하고, 게임 틀까지 유사한 게임들이 대거 출몰했습니다. 이른바 '리니지 라이크'의 전성시대입니다.
문제는 천편일률적인 게임들에 이제 게이머들이 치를 떠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연초에 출시된 '엘든링'은 '소울라이크'라는 나름의 장르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았고, 그에 앞서 '로그라이크' 류의 게임은 다 언급하기 어려울 만큼 많습니다. 그런데 유명한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그 게임 플레이 방식은 비슷해도 그 게임들이 갖고 있는 개성이 있습니다. 게이머들은 그 개성을 즐기는 것이구요.
하지만 이번에 출시한 히트2 는, 정말 실망을 금치 못할 수준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특히 리니지2M을 비롯해 여러 게이들을 짬뽕하면서도 매력을 느낄만한 부분은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많은 게이머들이 분노했습니다.
2. 컴투스가 공개한 컴투버스, 대중의 시선은 반신반의
넥슨의 히트2가 공개된 25일에는 컴투스가 2024년에 컴투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컴투스 + 메타버스에서 가져온 컴투버스는 공개된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가상세계입니다. 사실 게이머들에게는 자신들이 플레이 하고 있는 게임 공간이 가상세계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코인과 공간을 결합한 몇몇 회사들이 촉발하기도 했습니다. 위메이드는 자사의 코인을 게임내 화폐로 사용한 것 처럼, 컴투스는 컴투버스에서 사용할 토큰에 대한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23년 오피스 및 컨벤션 센터 구축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개인 및 소상공인 대상으로 서비스를 오픈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최근 몇 년 동안 커지면서 관공서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회의 등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참여해본적이 있는데 그냥 온라인 회의 툴을 사용해서 화상 회의를 하는 것과 차이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만큼 퀄리티가 좋지도 않았구요. 그런데 컴투버스에서 공개된 유튜브 영상을 보면 상당히 화려합니다. 그러나 뒷부분의 영상을 보면 심즈 게임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이걸 굳이 왜 하는거야?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 유현준 홍익대학교 교수가 COO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컴투버스가 어떤 세상을 구현하고 싶은 것일까요? 2년 뒤에 우리는 정말 컴투버스의 세상에서 새로운 경험과 기회를 누릴 수 있을까요? 그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거리를 조절해야 할까요?
3. 한국 게임계의 손쉬운 선택, 이대로 괜찮을까
저는 최근 한국 게임계를 보며 한계에 봉착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척 중에 게임 개발자가 있다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게임개발자들 역시 재밌는 게임,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지만 결국 주주의 눈치를 보고 이익을 내야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안전하고 손쉬운 선택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게임 개발사 역시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 게임사에서 큰 발자취를 남겼던 게임사 중 그 영광을 이어가는 곳이 몇 없다는 사실은 중요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합니다. 본질적으로 재미있지 않은 게임은 돈을 벌어다 주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단기간에 핵과금 유저들에게서 돈을 빼낼 수는 있겠지만, 그 끝은 몰락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이는 리니지2M과 블레이드소울M 등 유저들의 분노를 일으켰던 여러 게임들과 그 아류작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게임사가 출시 전략을 바꾸고, 개발 방향을 전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게이머들이 할 수 있습니다. 할 만한 게임은 즐기고, 도저히 돈을 쓰고 싶지 않은 게임은 하지 않으면 됩니다. 게이머들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임계점에 도달하면 잠잠했던 물은 기화되어 날아갑니다. 이제, 한국 게임계는 어디로 갈까요?